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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ing/관객과의 대화

사회적경제인들과 함께 한 <워커즈> 특별시사회 현장 (07.09.수 @인디스페이스)

사회적경제인들과 함께 한 <워커즈> 특별시사회 후기

2014.07.09()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진행 : 원승환 (()독립영화전용관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

참석 : 강내영 (도시농업연구소 부소장/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 / 관악주민연대 운영위원/서울시 마을기업 서포터즈/<워커즈>번역감수)





태풍 너구리가 숨죽여 지나간 7 9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는 다큐멘터리 <워커즈>의 특별시사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다양한 사회적경제 분야 곳곳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좋은 에너지가 가득한 가운데 성황리에 시사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날 행사에는, 도시농업연구소 부소장이자,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 관악주민연대 운영위원, 서울시 마을기업 서포터즈로 활동하시며 워커즈 코프와 오랜 관계를 맺어오셨고, 다큐 <워커즈>의 자막번역의 감수 작업 및 영화를 수입하는 과정 전반에서 큰 도움을 주신 강내영님이 상영 전 후 영화와 워커즈 코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더욱 풍부한 이야기들이 오가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쉽게 함께 자리하지 못하셨던 분들을 위해 이 자리에서 오간 이야기를 간략히 정리하여 공개합니다. 영화 <워커즈>, 그 주인공인 일본노동자협동조합 워커즈 코프에 대한 복습과 예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상영 전 영화 소개]


강내영 (이하 강) : 이 영화는 일본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이하 일본 노협)가 직영하는 센터 사업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본 노협은 실업자 운동에서 시작하여, 정부와 지자체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어져 갔다. 그러다 우리도 그러하듯 회원단체들의 회비를 통해 스스로 재원을 마련하고자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런 모델을 만드는 것의 일환으로 시작한 것이 협동조합간 협동이었다. , 생협의 물류사업을 워커즈가 위탁 받아 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생협들도 어려워지고 워커즈가 그런 사업을 맡지 못하게 되면서 자립을 고민하던 시기에 개호사업’(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에 해당하는 일본의 간병서비스업_편집자주)이 계기가 되어 새로운 모델을 만드려고 노력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영화다.

 



 

[상영 후 질의응답]

 

원승환(이하 원) : 강내영 선생님이 제작진을 대표하여 워커즈 코프활동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해주실 예정이다. 가능한 선에서 부탁드리며, 우선 영화 시작전에 해주신 설명에 이어 보충을 부탁드린다.

 

: 일본 노협이 몇 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한편으로는 제도화 되지 못한 상태에서 그 정신과 내용을 지켜내기는 어려웠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현재의 모습을 지켜온 힘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질문은 거꾸로, 제도화된 법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할 질문이기도 하다. 영화 속 만담가도 말 했지만 일본노동이 현재의 모습을 지켜온 힘은 고용되지 않은 노동을 한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는 사실 고용된 노동에 익숙하다. 그리고 고용되기 위해서 공부도 하고 대학도 가고 스펙도 쌓는다. 그런데 그렇게 훈련을 받은 사람이 막상 노동자협동조합에 들어가서 노동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관객 : 영화 잘 봤다. 사회적경제영역이나 협동조합 하시는 분들이 항상 문제되는 점이 자원 혹은 재원의 조달이다. 이 영화에서는 기본적으로 마을 공동체가 찬조금을 모음으로써 가능했던 것으로 나오는데, 그런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자세히 듣고 싶다.

 

: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말씀을 드리겠다. 노동자협동조합은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 첫 번째는 출자가 기본일 테고 다음으로 잉여금을 남겨서 재투자 하는 것일 것이다. 일본 노협은 지역 안에 들어가서 지역 주민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일자리를 만든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활동해 왔다. 참고로 원칙이라는 것이 절대 변화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계속 변해 왔다. 예를 들어협동노동이라는 원칙도 세 번의 변화를 겪었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협동노동이라고 하면 초창기에는일하는 사람과의 협동협동조합간의 협동이 중시되었다. 그러다가 노협이 지역에 들어가면서 이용자와의 협동이라는 관점이 중요해 졌다. 또 자연스럽게지역과의 협동이 강조되었다. 현재 이 세 가지를 통 틀어서 협동노동’, ‘사회연대경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협동채권이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다. 지역 아동관을 예로 들자면,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들은 장애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노협은 이런 부모들에게 먼저 당신들이 사람들을 모으고 돈을 모아라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서 그러한 활동을 서포트 해준다. 그리고 지역사회에 그러한 일이 필요하다는 선의를 갖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이런 사람들에게 채권을 무이자로 발행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이것을 다시 지역 사람들에게 환원해 주는 방식이다.

 

관객 : 협동채권이라는 것은 사적인 채권이 맞나? 금융시장을 통해서 하는 것은 아닌가?

 

: 그렇다. 이것은 노협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고 이런 사례는 많이 있다. 일본의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예를 들면, 지역에 빵집을 만들고 싶을 때 빵채를 발행하고 빵으로 이자를 주는 방식도 있다.

 



관객 :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생각을 했다. 혹시 워커즈 코프가 시장 안에서 노동자 협동조합의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례가 있는 지 궁금하다.

 

: 일본 노협의 많은 부분은 주로 공적 영역에서 생겨났고 초창기에는 자본도 없고 기술도 없기 때문에 서비스업이라든지 청소 등 소위 몸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이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난 이후에 새로운 변화의 과정을 겪으며 다른 시도드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일본사회에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생겼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고 일본사회 전체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한국으로 치면왜 세월호 사고가 났을까?’라는 질문과 마친 가지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은 FEC (Food, Energy, Care)가 지역사회 안에서 자급되고 순환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거대 자본, 이기성에 기반한 효율성과 대비되는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퍼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일본 노협이 요즘 농업에 집중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청년문제에도 응답하려 한다. 일본의 청년 문제는 우리나라의 청년문제와 좀 다르다. 일본은 히키코모리, 니트 등 소위 사회부적응 청년들의 문제를 청년문제라 칭한다면, 한국은 실업문제 쪽으로 집중되는 경향은 있지만, 요즘은 한국도 점차 일본을 닮아가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청년문제와 농업문제를 연결시킨 사례가 나리타 공항 사례다. 일본정부가 청소년들에게 취업훈련을 시켜서 사회에 내보내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일본 노협이 이를 위탁 받아서 진행 했다. 물론 잘 적응하여 나가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적응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더 많았다. 노협이 아니었으면 그냥 안 되나보다 했을 지도 모르지만, 노협은 여기에서 중간노동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약간의 보호, Care의 개념이 포하된 노동으로 자기가 감당 가능한 수준의 적정노동을 하는 것이다.

나리타 공항 주변 호텔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를 처연노동을 통해 BDF, 즉 바이오 디젤 연료를 만들어내고, 이것을 다시 호텔에 납품하면, 호텔은 일반 디젤 보다 싼 가격으로 호텔과 공항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에코버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호텔이 되는 것이다. 또한 공항 주변에 버려진 넓은 땅에 유채를 심고 양봉을 해 유채기름과 꿀을 얻어 호텔에 납품한다. 호텔은 로컬 푸드를 활용한 식당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유채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는 근처 돼지 농가에 납품, 주변 돼지들은 순식가에 유채먹은 돼지가 되어 훌륭한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이 돼지들은 또 다시 호텔에 납품되어 브랜드화된 로컬푸드가 탄생했다. 이런 것을 점선면 운동이라 한다. 각각의 점이 연결되어 선이 되고, 이것이 다시 면으로 이어져 지역사회를 살리는 운동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공적인 시장과 사적인 시장이 혼합된 형태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

 

: 다소 무모하게 다큐멘터리를 수입하여 배급을 시작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독립영화전용관을 만들어 운영하는 과정에서 독립영화가 무엇일까 하는 고민도 많이 했다. 독립영화를 한다는 것은 어딘가에 고용되지 않고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가 우리에게도 무척 큰 의미가 있다. 그것이 우리가 이 영화를 소개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 이 자리에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시고 의미 있다 판단하셨다면, 앞으로 많은 관람 추천과 그리고 공동체상영, 교육 자료로 활용해줄 것을 부탁한다. 이 곳 인디스페이스에서 7 23일부터 매 주 수요일 8시와, 토요일 오전 11시에 상영할 예정이다. 오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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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깊이있고 또 경험이 녹아있는 질문과 소감들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워커즈>를 통해 또 어떤 다양한 이야기들이 마구마구 생겨날지 기대와 함께 살짝 흥분이 되기도 하고요 :)

끝까지 자리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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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워커즈>는? http://workers-docu.tistory.com/


* <워커즈>를 보려면? 

- 극장에서 볼래요!  http://workers-docu.tistory.com/10 

- 공동체상영으로 볼래요!  http://workers-docu.tistory.com/13


* <워커즈> 페이스북 페이지에 놀러오세요! facebook.com/workers.doc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