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우리 삶의 모습 <워커즈> | 우혜경




도쿄의 스미다구, 높은 빌딩을 헤치고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여기에 공동의 목적으로 자율적으로 모여 평등하게 활동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의 ‘공생’의 의미를 실천하는 노동자협동조합, ‘워커즈 코프’가 있다. 이름은 어렵지만 하는 일들은 친숙하다. 이들은 이제는 사라진 지역 전통 행사인 ‘떡메치기 대회’를 준비하고, 일하는 엄마들을 위해 아이들을 돌보는 ‘아동관’을 운영하며, 노인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워커즈>는 하고 싶은 말로 가득한 다큐멘터리다. 여기에 어떠한 ‘영화적’ 기교도 부리지 않는 카메라와 조근조근 상황만 설명하는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은 언뜻 심심한 TV다큐멘터리를 떠올리게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여느 다큐멘터리처럼 메시지로 관객을 몰아세우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대신 마치 워커즈 코프의 정신을 실천하듯 관객에게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기를 조용히 제안한다. 자칫하면 산만했을 각각의 에피소드를 엮어나가는 방식도 흥미롭다. 작은 극장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선보이는 노년의 코미디언의 입을 빌려 영화는 지금 일본 사회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아프게 풍자한다. 하지만 우스갯소리처럼 던져진 그의 이야기가 조합원들의 작은 노력과 교차될 때, ‘정답’ 아닌 작은 ‘대안’을 찾으려는 영화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과로사’라는 말이 유일한 나라,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기 위해서 일하는 나라, 돈의 노예가 되어 살아야만 하는 나라, 라고 그가 일본을 이야기할 때, 그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우리의 삶의 모습에 아마도 보는 내내 가슴 서늘해질 것이다.


::원문보기 http://www.cine21.com/review/view/mag_id/77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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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rkers indie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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